자기개발

델리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흥미로운 사실은 목격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민간인들이하는 탑승자에 대한 시큐리티 체크를 인도에서는 전투복을 입은 현역 군인들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껏 나를 가장 긴장하게 했던 공항 시큐리티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승객은 한 사람도 없었다.  어쩌면 인도인에게 이것은 공항의 일상적인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끊임없는 이 질문을 해야했다. “왜, 현역 군인이 공항 시큐리티 체크를 해야하는가?  그만큼 인도가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단 말인가?  테러에 시달린다면 그 주범은 누구인가?  카스트제도가 만들어낸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반발하는 하류층(?) 사람들의 폭동인가?  인도 인구의 절대 대다수인 힌두교인과 거의 1억 8천만에 육박하는 무슬림 인구와의 갈등 때문인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빈부 격차에 대한 빈곤층의 반발 때문인가?”  물론 인도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찾아낼 수는 없었다.  단지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들어온 생각은 이것 하나 뿐이었다.  “사고에 대한 최고의 해결책은 예방이다.  미국이 오래 전부터 이런 식으로 공항 승객을 관리했다면 9.11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화한다고 했던가?  발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리더의 리더십은 시간이 갈수록 퇴화 할 뿐이다.

크고 작은 경험을 많이 한 노년이 되면 인간은 성숙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노인이 되는 것과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인간은 노인이 된다.  그러나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 삶의 경험에서 성공과 실패의 원리를 찾아내어 적용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경험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다시말해 리더십 퇴화를 방지하는 최상의 예방책은 끊임없는 자기개발이다.

생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 바울은 자신이 공들여 길러낸 차세대 지도자 디모데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 (딤전 4:7).  여기 ‘연단하라’는 명령법 동사가 갖은 시상적 의미는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자신을 훈련하라”이다.  핍박자 사울을 신약 세계 제일의 리더 중 하나로 만든 것은 ‘다메섹 도상의 회심’ 사건이 아니다.  일회적 사건은 결코 탁월한 리더를 만들지 못한다.  바울의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경건생활이 그를 탁월한 영적지도자로 만들었다.  의도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자신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리더가 시간이 지났다고 탁월한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다.  탁월한 리더는 일회적 사건 (event) 이 아닌 길고 고통스런 과정 (process) 을 통해 만들어진다.

존 맥스웰은 이 과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성취는 오직 산 정상에만 있습니다.  탁월한 성취를 원한다면 매일 자기훈련의 산을 올라야합니다.”  등산은 고통스런 과정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산을 오르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하체에 근육이 생기고 몸에 힘이 오른다.  이렇게 되면 등산이 고통스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산이 가파르면 가파를수록 전문산악인의 도전의식은 달아오른다.  해 볼만 한 싸움이다. 정상에 오른 기쁨은 등산의 고통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누구라 할지라도 매일 한 시간씩 특정 영역에 집중하여 반복적으로 자신을 개발한다면 5년 후 당신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20대, 30대의 차세대 리더가 읽는다면 마음을 다해 당부하고 싶다.  탁월한 리더가 되기 위해 자신의 실력이나 주님의 주신 천부적 재능을 신뢰하지 말라.  이미 탁월한 리더였던 디모데를 향해 바울이 남긴 비장한 당부를 매일 반복적으로 실천하라.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 이것을 실천한다면 이들이 50대가 되었을 때 이들은 이 시대에 탁월한 리더가 되어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문화는 탁월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남다른 카리스마, 탁월한 창의성, 끝없는 네트워크 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들이다.  그러나 당신을 탁월한 지도자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자질은 매일 자신을 개발하는 성실한 노력이다.  농사의 세계에 당일치기는 없다.  봄과 여름에 걸친 농부의 꾸준하고 성실한 노력만이 가을의 추수를 보장할 수 있다.  추수 감사절은 주님이 주신 풍성한 열매로 인해 주님께 감사하는 시즌이다.  주님은 항상 풍성히 주신다.  그런데 그 풍성함은 종종 농부의 성설한 노력과 정비례한다.

20 대 중반에 읽었던 본 훼퍼의 시가 뇌리에 떠오른다.

자유를 찾아 떠나고자 하거든/그대의 욕망과 지체가 그대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지 못하도록/먼저 그대의 감각과 영혼을 훈련하는 법을 배우라.

정신과 육체를 정결케하고/그대에게 정해진 목표를 찾아/거기에 복종하고 또 순종하라/훈련이 없이 자유의 비밀을 경험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는 없다.  자신이 성장하지 않는 리더는 결코 다른 사람을 성장시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