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통해 근원적으로 변화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결코 강력한 영적 지도자기 될 수 없다. 변화산에서 주님의 용모가 변화했을 때 그 자리에 나타났던 구약의 인물은 모세와 엘리아였다. 모세와 엘리아 모두 구약을 대표하는 탁월한 영적지도자였다. 모세는 이스라엘에 언약을 가져다 주었고, 엘리아는 배도의 시절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통해 주어진 언약에 재 헌신하는데 기여했다. 모세는 시내산 (출19 장)에서, 엘리아는 호렙산 (왕상 19 장) 에서 주님의 영광을 경험했다. 실상 시내산과 호렙산은 동일한 지역이다. 출애굽기의 저자는 이 산을 시내산이라고 131번 기록했고 호렙산이라고 3번 기록한 반면 신명기 저자는 시내산이라고 1번, 호렙산이라고 9번 기록했다.

모세도, 엘리아도 모두 이스라엘의 전환기에 주님의 쓰임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자기 백성들로 부터 여러번 배척 당한 아픔이 있으며,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또 그들이 벌여 놓은 일들은 모두 그들의 후계자들을 통해 완성되었다. 이들은 각각 율법과 선지자를 대표한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영적 대화이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누구도 받지 못했던 엄청난 계시를 받았다 이 계시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것이었다. “여호와라 여호와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라.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시리라. 그러나 벌을 면제하지는 아니하고 아버지의 악행을 자손 삼사 대까지 보응하리라” (출34:6-7). 이 계시는 모세가 기도하지 않았다면 받지 못했을 것이다. 모세의 기도는 전에 없었던 신학적 발전을 가져왔다.

엘리아 역시 호렙산에서 주님과의 대화를 통해 전에 없었던 신학적 계시를 받았다. 갑자기 그의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일어나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었다. 이 이후 지진이 일어났고 지진 후에 불이 있었다. 지진과 불이 있었다면 연기와 구름도 자욱했을 것이다. 이런 자연현상들은 이제까지 구약에 나타난 신의 현현 현상이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에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났었다 (출 19:9, 16, 18-19). 엄밀하게 분석하면 이런 현상들은 신이 나타날 때 동반되었던 자연현상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분석적 마인드와는 거리가 멀었던 고대인들이 연기와 불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면 (출 19:18-19 참조) 그들은 이런 자연 현상 자체를 하나님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신적 현상 속에 하나님은 없었다. 영적 세계에 대한 전혀 새로운 이해의 지평이 열리고 있다. 본질과 현상은 분리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세미한 소리 속에 계셨다 (왕상 18:12). 비로소 하나님이 말씀으로 이해 되기 시작했다,

이 말씀의 내용은 더욱 기가 막혔다. 하나님이 역사를 재 편성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스라엘 뿐 만 아닌 세계의 역사이다. 하나님은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 왕이 되게 하라고 엘리아에게 명령하셨다. 앗시리아 살만에셀 왕의 문서에 의하면 “무명”의 하사엘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라는 명령하셨다. 이후 예후는 혁명을 통해 정권을 잡았다. 주님은 영적세계도 재 편성하셨다. 엘리아는 엘리사에게 기름을 붓고 자신을 “대신하여” (19:16) 선지자로 세울 것이었다. 엘리사는 엘리아야 행하였던 능력의 두 배를 행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엘리아는 갈멜산에서 기도를 통해 하늘의 불을 이 땅에 가져왔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 자신의 신학적 안목이 변했을 뿐 아니라 세계와 영계의 변화를 가져 올 엄청난 계시를 받았던 엘리아의 변화산은 호렙산이었다. 변화산을 변화산 되게 하는 것은 ‘변화’ 가 아닌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대면’이었다. 주님과의 대면이 없었다면 호렙산은 엘리아의 변화산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를 강력한 영적 리더로 만드는 요소는 급진적 (radical) 기도로 주님을 대면하는 것이다. 기도가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이끄는 조직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하나님의 청사진을 받지 못할 것이다. 이 청사진은 무릅을 꿇어야 만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은퇴해야 할 시기에 적절한 후임자가 없어 은퇴하지 못한다면 호렙산을 새롭게 경험할 필요가 있다. 주님은 엘리아가 기도했을 때 앞으로 일어날 세계의 변화를 보여주셨고 누가 자신의 뒤를 이어 변화된 세계에서 영적 리드를 할 것인지 보여주셨다. 그 이후 기꺼이 자신을 사역의 완성자가 아닌 전환기 인물로 내려놓을 각오가 있다면 주님은 새로운 리더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펼치실 것이다. 보람찬 내일의 문을 여는 열쇠는 오늘의 변화산 기도 속에 간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