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여러분,                September 3, 2003

여러분의 후원과 기도를 힘입어 저는 한달 이상 걸린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의 사역을 마치고 삼일 전 달라스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번 사역은 실망과 희망이 교차하면서 타 문화권 선교의 어려움을 맛보고 좀 더 큰 눈으로 구 소련지역 선교를 관망할 수 있게 된 배움의 장이었습니다. 나아가 뜻 밖의 상황 속에서도 주님이 얼마나 신실하게 복음의 진보를 위해 문을 여시는지를 뼈저리게 체험한 좋은 기회였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주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사55:8). 이번 선교의 주된 사역은 러시아 군목 신학교 강의와 우크라이나 교역자 세미나였습니다. 이 사역들을 위해 준비했고 현지 측과 통신하였으며 이 일들을 하고 오도록 여러분이 저를 후원해 주셨고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사역들은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모스크바 군목 신학교는 마침 저를 초청한 그 시간대에 신학교 및 그들 사역 전체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책임자가 미국을 방문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는 목회자 세미나 날짜까지 잡혔었는데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취소되었고 “미안하다” 는 말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실망스럽고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아침 기도하면서 말씀을 묵상하고 있던 중에 주님은 제게 고전 3:5-9 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목회자를 훈련시켜 사역의 열매를 맺고자 했던 저의 계획과는 달리 이번 저의 선교사역에 하나님이 가지셨던 계획은 저로 하여금 미래의 목회자 훈련을 위해 지금은 묵묵히 씨앗을 심기 원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전” 3:5-9 절 말씀은 은근한 실망으로 “고전” 하고 있던 저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 해 주었습니다. 구 소련권에서 사역하고 있는 서구 선교사들이 가장 “고전”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나지만 아무도 책임 지지 않고 무엇이 잘 못 되었다고 생각 조차하지 않는 “생각의 차이” 라고 나중에 들어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사역의 초반부터 이들과 우리의 생각 차이를 경험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보다 효과적으로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한쪽 문을 닫으시면 언제나 또 다른 문을 열어 주십니다. 저는 신학교 강의 대신 제가 원하는 전도 집회와 교회의 집회 및 성경공부에 집중하여 사역할 수 있었습니다. 모스크바 군목 신학교에서는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대신 러시아의 성도들에게 하루에 2-3 회 씩 20회 이상 성경을 가르쳤습니다. 또 5 번 교회 예배에서 말씀을 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러시아 군목 신학교의 최고 리더인 노스코프 대령과의 만남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장군 진급을 포기한 채 러시아 국군 종합 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군 경력이 너무나 화려하여 비록 대령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장군의 예우를 받으며 장군 쿼터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큰 아들 역시 러시아 육군 초급장교로 재직하고 있는데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 목사님, 저는 주님을 향한 신앙 때문에 장군 진급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제 아들이 장군이 될 때쯤 저는 기필코 제 조국 러시아를 주님을 향한 신앙 때문에 제 아들이 장군이 될 수 밖에 없는 나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목회자 세미나의 문을 닿으신 주님께서는 교회와 전도 사역에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우리 팀이 기거 했던 스발야바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을 방문하여 말씀을 전했으며 더 많은 목회자를 사귀게 되었고 천막 전도집회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이 지역에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인 세르게이 감독을 개인적으로 만나 사귈 수 있었으며 그의 교회 지도자 세미나에서 말씀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주님께서 제게 주신 구 소련 사역에 대한 자세한 부담을 나눌 수 있었고 이제는 그가 중심이 되어 목회자 훈련 사역을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시키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저와 팀을 이루어 우크라이나를 섬겼던 Sue 와 Elaine 은 매일 집시교회에서 여성 지도자 훈련과 어린이 사역을 하였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역을 잘 감당해 주었습니다. Sue 는 지난 봄 암으로 인해 큰 수술을 받았고 이번 여름 목에 염증이 생겨 목소리를 잃어버린 상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와서 말없는 봉사와 기도로 팀과 집시들을 섬겨 주었습니다. 올해로 3년 째 이곳에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Elaine 은 이곳 집시들과 깊은 친구가 되었고 내년 1월 다시 이곳에 돌아와 3개월 이상 머물면서 보다 본격적인 사역을 진행시킬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곳 양로원에 수용되어 있는 노인들은 우리 팀이 준비해간 돋보기 안경을 받으며 눈물을 훔쳤고 현지 목회자들에게 드리기 위해 준비해 간 옷들은 9 월 중순 목회자들의 모임이 있을 때 전달하기로 결정 되었습니다. 작년 우리와 함께 병원 전도를 했던 자매로부터 우리가 미국에 돌아간 이후 생겨났던 일을 듣고 저는 하나님의 전능 하심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자매는 우리가 함께 방문하여 복음을 나누고 기도했던 중환자실을 제 기억 속에 환기 시켰습니다. 그때 저는 약 7-8명의 환자들에게 복음을 나누고 치유를 위해 기도해 주었는데 3 사람은 복음 듣는 것과 기도 받는 것을 거절하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위해서만 기도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미국으로 돌아 온 사이 기도를 받은 환자들은 모두 회복되어 퇴원하였고 복음을 거부한 3사람은 모두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그들 모두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을 고백하며 구원의 반열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천식으로 인해 오래 고생했던 어느 침례교인 할머니를 위해 기도해 주었는데 그 할머니가 치유되어 퇴원하였으며 결혼한지 10년이 지났으나 임신이 안되어 애타하던 자매가 기도 이후 예쁜 딸 아이를 낳아 안고 있는 사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사도행전의 한 장을 읽고 있는 것 지 않습니까?

이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번에 뿌리고 온 복음의 씨앗들이 잘 자라날 수 있도록
2. 주님께서 세르게이 감독의 마음을 주장하셔서 저와 본격적으로 목회자 훈련을 위해 동역 할 수 있도록
3. 우크라이나의 수도 Kiev 에서 사역할 수 있는 문이 열리도록
4. 주님께서 제 마음에 주신 구 소련권 50 만 영혼 구령을 위해 사역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리도록
5. 이 사역에 동참하기 원하는 교회들과 개인들이 계속 나오도록
6. 이번 9월 19-21로 잡혀있는 필라델피아 연합 전도대회를 잘 인도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 없이 이 사역은 불가능 합니다. 구 소련 권 사회가 아직 후기 기독교 사회에 접어들기 전에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고자 하는 것은 주님의 마음입니다. 저의 아음에도 이 열정이 불타고 있습니다. 저와 동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웹사이트에 이번 사역에 대한 보다 자세한 자료를 사진과 함께 올려 놓도록 하겠습니다. http://www.ywamconnect.com/sites/davidchung

진심 어린 감사를 담아,

정 태 회 올림